잠도 잘 자고, 밤엔 아무것도 먹지 않았는데 아침 혈당이 높게 나와 당황하신 적 있으신가요?
사실 이런 현상은 단순히 혈당 수치의 문제가 아니라, 몸의 생리적 리듬과 생활 습관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습니다.
공복 혈당만 보고 걱정하셨던 분이라면, 지금부터 소개해드릴 진짜 원인들을 꼭 체크해보세요.
'새벽 현상', 우리 몸의 자연스러운 반응
가장 먼저 의심해야 할 것은 바로 **새벽 현상(dawn phenomenon)**입니다.
이 현상은 잠든 사이, 새벽 3~6시 사이에 혈당이 자연스럽게 상승하는 생리적 작용을 뜻합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질까요?
새벽이 되면 몸은 하루를 준비하기 위해 코르티솔, 성장호르몬, 아드레날린 등을 분비합니다.
이 호르몬들은 간에서 포도당을 방출하도록 유도해 에너지를 준비하게 만듭니다.
문제는 혈당을 낮추는 인슐린의 반응이 둔한 사람들에겐 이 작용이 혈당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것입니다.
즉, 밤새 아무것도 먹지 않았어도, 몸이 알아서 혈당을 올린 셈이죠.
자기 전 간식, 오히려 아침 혈당 올릴 수 있다?
‘잠자기 전에 소량의 간식을 먹으면 혈당이 안정된다’는 말, 들어보셨나요?
이는 저혈당을 피하기 위한 방법이지만, 모두에게 맞는 건 아닙니다.
특히 탄수화물 중심 간식(예: 크래커, 바나나, 밥류)을 먹는다면,
자는 동안 인슐린 분비가 이어지며 야간 저혈당 → 반동 고혈당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 현상은 **‘소모기 효과(Somogyi effect)’**로도 불리며, 아침에 혈당이 높게 나오는 또 다른 원인입니다.
오히려 자기 전엔 단백질 위주의 간식(삶은 달걀, 치즈 등)이나 간식을 아예 줄이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체질에 따라 작용이 다르기 때문에, 본인에게 맞는 방식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잘 때 스트레스 상태라면? 혈당도 함께 오른다
놀랍게도 수면 중 교감신경 항진은 아침 혈당에 큰 영향을 줍니다.
불안, 긴장, 걱정이 많은 상태로 잠들면 몸은 스트레스 호르몬을 계속 분비하게 되고,
이는 간에서 포도당 생성 유도 → 아침 혈당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특히 갱년기 여성이나 불면증이 있는 중장년층은 **‘스트레스성 새벽 고혈당’**이 흔하게 나타납니다.
명상, 따뜻한 목욕, 자기 전 스마트폰 금지 등으로 수면의 질을 높이는 것도 혈당 관리의 한 방법입니다.
운동 시간과 혈당의 미묘한 관계
아침 혈당 조절을 위해 운동을 하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그런데 운동 시간이 잘못되면 오히려 아침 혈당을 더 높일 수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특히 공복 상태에서 격한 운동을 하면, 에너지 부족으로 인해 간이 포도당을 급히 방출하게 됩니다.
이 경우 인슐린이 부족하거나 반응이 느린 몸은 혈당 조절에 실패하게 되죠.
아침 운동은 가볍게 걷는 정도가 적절하며,
격한 유산소나 웨이트 운동은 식후 1시간 이내로 조정하는 것이 이상적입니다.
결론적으로, 아침 혈당은 전날 밤과 수면 중의 ‘몸 상태’가 만들어내는 결과입니다.
단순히 숫자만 보고 걱정하기보다,
새벽 현상, 간식 습관, 수면의 질, 운동 시점 등 다각도로 원인을 살펴보는 것이 건강관리의 첫걸음입니다.